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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고경숙[유령이 사랑한 저녁]
정령시인
2016. 7. 17. 08:18
하마터면
휘파람 두 번 불면
나온다던 순이가 감감 무소식입니다
불안한 내 발장난에
개가 짖습니다
저 놈의 개가 미쳤나 혼잣말에
예서제서 또 개가 짖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안되겠다고
동네 어귀를 도망쳐 나오는데
이 집 저 집 불을 켭니다
또 개들이 짖습니다
왕왕 짖습니다
온 동네가 엉망진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