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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자자,나비야38

두더지 잡기 두더지 잡기 / 정 령 남의 몸 희멀건 속살을 몰래 돌여보다가 심봤다 외쳐 뿍 어깨를 으스대며 동기동창동향선후배 출신 골라 따져 빡 주름 펴고 눈썹 문신 점 찍고 염색하고 보정하고 고쳐 뽁 점점점 커지고 드세어지고 번들거리며 나불대다가 쳐봐 호되게 대리는 방망이들 왜 때려 또 .. 2020. 3. 18.
오후 한 시의 파도 오후 한 시의 파도 / 정령 오후 한 시의 고즈넉한 파도 위에 새들이 너울거린다. 은행나무에 걸린 파도가 졸릴 듯 말 듯 대화들이 노랗다. 보다 못한 까마귀의 찢어지는 고함소리 쪼까 문 여시요. 은행나무에 걸린 파도가 화들짝 놀라 철썩철썩 문을 딴다. 2020. 3. 11.
널 위해 남겨 줄게 널 위해 남겨 줄게/ 정령 온 밤 바람은 불고 달빛은 어른대며 우렁우렁 흐느꼈다. 무른 감 하나 풀썩 눈밭에 떨어지자 깡마른 토끼가 날름 까만 감씨만 남았다. 진작 내어줄 걸, 바람이 눈밭을 지나다가 감씨 하나 나뭇잎으로 덮으며 중얼댄다. 2020. 3. 11.
이러면 좋겠네 -아이들의 노래`8 이러면 좋겠네 - 아이들의 노래*8 정령 춤 추는 신발을 신고 들떠서 원하는 일마다 이루어졌으면 길목의 가로등이 고개를 꼿꼿이 세우게 기다려 봤으면 숨결 고르게 편안해지도록 조용히 보듬고 토닥여 줬으면 볼 대마다 모두들 콧소리가 나도록 흥겹게 흐뭇했으면 쫑알거리는 입술이 매.. 2020.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