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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홍수27

코리아프라임뉴스게재(20230227) 내 시, 봄이 오는 양평길을 실었다. 봄이 오는 양평길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야. 두물머리 쌍바위골에는 노승 홀로 지키는 작은 절이 있었대. 그 분의 신심이 얼마나 깊었냐 하면 목탁을 두드리고 불경을 외울 때마다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꽃들이 하나씩 하나씩 벙그러지는 거야. 처마 밑 목어는 또 어떻고. 온몸으로 잦아드는 그 소리에 댕그렁댕그렁 장단도 맞추었다잖아. 오죽하면 스님이 탁발수행하던 길에도 한 겨울 앙상한 나무들이 사그락사그락 초록잎을 피워냈겠어. 그 뿐이 아냐. 그 스님이 면벽참선할 때에는 얼었던 골짜기물이 좔좔좔 폭포수로 흘렀다지, 아마. 지금도 봐 봐, 얼마나 염불을 많이 외고 목탁을 두드리는지. 문학과의 산책-76 - https://naver.me/F7Ij586n 문학과의 산책-7.. 2023. 2. 28.
사랑 사랑 오늘은 허탕을 치지 말아야할 것이다. 해서 요령껏 넘어갈 담도 봐두고 자리도 살폈었다. 실수 없이 빈집인 걸 두 번 세 번 확인 차 초인종도 눌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신이 나서 마구 주워 담아 의기양양 대문을 열고 나왔다. 성공이다. 하루는 쉬어야지, 물색만 해놓고 휘파람 불며 지나고 있을 때 앗싸, 저기 또 여행가나 보다. 잘 봐 둬야지 이게 웬 떡이람 무게 나가는 것 말고, 현금 좋고, 금은 더 좋고. 그 놈이 그랬다. 홀라당 집을 통째로 털더니 끝내는 꾀가 생겨서 알맹이만 쏙쏙 빼갔다. 에라, 이 도둑놈아! 2022. 9. 1.
캔버스시화전에 낸 나의 그림 2022. 8. 31.
<리토피아>봄호2014(등단) 내가 등단했는데 자료가 새삼 없어서 보탠다. 연꽃 홍수 몰랐었네. 비가 오면서 시나브로 개울을 덮고 논밭을 쓸고 댓돌을 넘을 때까지 그칠 거야 했었네. 못물이 차올라 있을 때는, 차마 그러리라는 것을. 물살에 휩쓸려 정처 없이 흘러가던 송아지의 애처로운 눈빛을, 가시연꽃 잎 떠다니는 혼탁한 못 속의 연보라빛 봉오리를 보고서야 알았네. 지게 한 짐 지고 건너오시던 아득한 선로 위, 눅진한 홍수 끝에 저리도 넓적한 등판으로 하늘 밑에 연잎 떡하니 벌어져 알았네. 장독 엎어지고 깨어지고 허물어졌어도 대추나무가지에 매달린 솥단지 내걸고 푹 퍼진 수제비 뜰 때, 켜켜이 연이파리 못 속에 앉아있는 걸 보고야 알았네. 흙탕물에 절은 방바닥 물 때 벗기고 푹 꺼진 마루 훔치던 후덥지근한 그 날의 태양, 발그레 붉어진 .. 2022.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