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시61 시감상/김이듬 적도 될 수 없는 사이 극장에서 나왔을 땐 이월이었다 저녁이었다 홍대 앞이었다 청년들이 많았다 리어카에 막걸리를 가득 싣고 가는 아저씨가 있었다 여전한 것은 안도감을 주었다 콜센터로 현장실습 나갔다가 자살한 여고생의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며 걸었다 근로기준법과 정치에 관해서도 나는 배두나가 좋았다 우리는 비슷한 검정 외투를 입고 있었다 밥을 주문하고는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로를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지만 낱낱이 보지 않고 대충 얼버무려 짐작했을 뿐 그사이 우리는 정치적 입장을 말해보지 않았다는 것울 알았다 차이 때문에 서로를 죽이는 이리석은 어른처럼 골었다 싸장면 소스에서 바퀴벌레 반쪽을 발견했다 한 그릇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찌그러진 양동이만한 마음의 검은 소스를 휘저어보면 컴컴한 심연 도처에 우.. 2024. 4. 12. 시감상/문정희-보고 싶은 사람 필자인 나도 구십이 가까운 노모가 계시다. 치매가 중증이라 뭐가뭔지 모르고 마냥 다 고맙다 잘한다 누구냐 매번 궁금해하며 묻는 게 일상이지만, 그렇게라도 말씀을 하시는 것이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되니 다행으로 여기고 지내는 실정이다. 죽음이 임박한 어머니인들 백세가 코앞인 어른인들 어찌 어머니가 안 보고싶으실까? 문정희시인의 어르신도 죽음이 임박해서는 현실을 잊고 어린소녀가 되는 가보다. 2024. 1. 14. 시감상 하기/오세영-[제자리] 시감상) 그렇다. 가만히 있는 사람도 건드리면 화도 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사람도 자연도 제자리에서 자기 할일을 해낼 때 빛이 나는 것이다. 2023. 9. 1. 치마/문정희,팬티/임보,치마와 팬티/이수종 치마 ㅡ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팬티 (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ㅡ 임보 그렇구나. .. 2023. 7. 12.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