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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시61

아무도 모른다/김사인 아무도 모른다 김사인 나의 옛 흙들은 어디로 갔을까 땡볕 아래서도 촉촉하던 그 마당과 길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개울은, 따갑게 익던 자갈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앞산은, 밤이면 굴러다니던 도깨비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런닝구와 파자마 바람으로도 의젓하던 옛 동네어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누님들, 수국 같던 웃음 많던 나의 옛 누님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배고품들은 어디로 갔을까 설익은 가지의 그 비린내는 어디로 갔을까 시름 많던 나의 옛 젊은 어머니는 나의 옛 형님들은, 그 딴딴한 장딴지들은 다 어디로 흩어졌을까 나의 옛 비석치기와 구슬치기는, 등줄기를 후려치던 빗자루는, 나의 옛 아버지의 힘센 팔뚝은, 고소해하던 옆집 가시내는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무덤들은, 흰머리 할미꽃과 사금파리 .. 2022. 4. 4.
이정하-슬픔의 무게 슬픔의 무게 이정하 구름이 많이 모여 그것을 견딜 만한 힘이 없을 때 비가 내린다. 슬픔이 많이 모여 있어 그것을 견딜 만한 힘이 없을 때 눈물이 흐른다. 밤새워 울어 본 사람은 알리라. 세상의 어떤 슬픔이든 간에 슬픔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눈물로 덜어 내지 않으면 제 몸 하나도 추스를 수 없다는 것을. 2022. 3. 28.
이승훈/비누 비누ㅣ이승훈 ​ 비누는 가늘게 내리는 가랑비 가랑비 내리던 아침 그대와 길을 떠났지 비누를 가방에 넣고 떠났던가? 오늘도 가랑비 온다 가늘게 내리는 가랑비 밤이면 하얀 눈발 어둠 속에 비누가 반짝인다 비누는 마루에 있고 거실에 있고 화장실 거울 앞에 있지만 비누는 과연 어디 있는가? 비누는 씨앗도 아니고 열매도 아니다 아마 추운 밤 깊은 산 속에 앉아 있으리라 ​ 『비누』 이승훈 12쪽. 열린시학시인선1. 고요아침. 2004년 2022. 2. 9.
안도현님의 시감상<우리가 눈발이라면> 좋다 2021.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