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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시

이승훈/비누

by 정령시인 2022. 2. 9.

photo by 정령

비누ㅣ이승훈

비누는 가늘게 내리는 가랑비 가랑비 내리던 아침 그대와 길을 떠났지 비누를 가방에 넣고 떠났던가? 오늘도 가랑비 온다 가늘게 내리는 가랑비 밤이면 하얀 눈발 어둠 속에 비누가 반짝인다 비누는 마루에 있고 거실에 있고 화장실 거울 앞에 있지만 비누는 과연 어디 있는가? 비누는 씨앗도 아니고 열매도 아니다 아마 추운 밤 깊은 산 속에 앉아 있으리라

『비누』 이승훈 12쪽. 열린시학시인선1. 고요아침.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