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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강우식[白夜]

by 정령시인 2020. 3. 20.

 

 

여행을 몇번 안해본 나는

읽으면서 내내

신기하고 신기하고

그럴까 그럴수있을까

하는 궁금증만 증폭되었다.

나도 가보고 싶지만 딱히 가보고 싶은 나라가 없다.

 

시감상)

제일 재미있는 상황의 시로 골랐다.

 

 

에비앙

 

 

 

수질이 나쁜 나라가 가장 좋은 물의 원조처럼 생숫사면 병도 작으면서도 세계적으로가장 비싼 물로 보통은 에비앙을 손꼽는다. 누군들 물먹어본 사람이 없으랴마는 에비앙으로 생각지도 않은 물벼락 맞은 얘기다. 일상 35,6도 오르내리는 양곤에서였다. 호텔방에 들기 전 여행 정고원이 냉장고 안의 물은 돈 주고 사먹는 물이고요 밖의 물은 공짜라고 충분히 설명했다. 그런데 귓등으로 들은 아주머니 한 분이 냉장고안의 시원한 에비앙도 공짜거니 얼씨구나 하고 마셨다. 3박 4일 동안 냉장고가 비면 알아서 채우는 1병에 4달러씩이나 하는 에비앙을 마셨다. 체크아웃 날이 왔다. 무심히 카운터에 간 남편 12달러의 요금계산서를 받았다. 에비앙 물 값이란다. 귀신이 먹고 갔나 당황한 남편 마누라를 불렀다.공짜인 줄 알고 마셨단다. 열이 머리끝까지 오른 남편 대한민국 싸나히의 본색이 터졌다. 로비가 떠나 갈 듯이 "이 여편네야 미쳐도 곱게 미치지 금값보다 더 비싼 물을 먹어" 고함을 냅다 질렀다. 또 다른 한 여행객도 똑같은 일이 호텔방에서 거짓말 없이 벌어졌다. 체크아웃 하려던 남편은 아내를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는 "당신은 귀한 사람이니깐 잘했다."라 했다. '아'가 다르고 '어'가 달랐다. 에비 에비 하는 데도 멋모르고 물먹은 여편네는 욕바가지 쳐먹은 것보다 자기를 여행 나와서 길바닥에 버려진 껌딱지보다 못하게 취급한 남편이 더 원망스러워 그만 호랑이가 왔다고 에비해도 내몰라라 앙, 서럽게 에비 앙 울어버리고 다른 집 마누라도 에비앙 에비앙 울긴 울었는데 그 울음의 농도가 에비 앙과 에비앙으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