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1 연꽃홍수 실제로 관곡지에 가서 내가 직접 찍었다. 이 시의 배경이 된 시. 연꽃 홍수 몰랐었네. 비가 오면서 시나브로 개울을 덮고 논밭을 쓸고 댓돌을 넘을 때까지 그칠거야 했었네. 못물이 차올라 있을 때는, 차마 그러리라는 것을. 물살에 휩쓸려 정처없이 흘러가던 송아지의 애처로운 눈빛을, 가시연꽃 잎 떠다니는 혼탁한 못 속의 연보라빛 봉오리를 보고서야 알았네. 지게 한 짐 지고 건너오시던 아득한 선로 위, 눅진한 홍수 끝에 저리도 넓적한 등판으로 하늘 밑에 연잎 떡하니 벌어져 알았네. 장독 엎어지고 깨어지고 허물어졌어도 대추나무가지에 매달린 솥단지 내걸고 푹 퍼진 수제비 뜰 때, 켜켜이 연이파리 못 속에 앉았는 걸 보고야 알았네. 흙탕물에 절은 방바닥 물 때 벗기고 푹 꺼진 마루 훔치던 후덥지근한 그 날의 태양,.. 2021. 6.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