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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몰아내고 꽃구경 가자, 이외현 시인의 ‘환절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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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눈가에 무더기로 쌓인 눈곱을 치운다. 생각이 자꾸 생각을 낳느라 시달렸다. 일어나니 속눈썹이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물 묻혀 말라붙은 눈곱을 떼어낸다. 한사코 떨어지지 않으려고 앙탈이다. 가늘게 뜬 눈 사이로 눈두덩이, 눈꼬리에 레몬을 매단 낯선 여자의 풍경이 거울 속에 있다. 코가 맹맹하다. 화장지를 한지삼아 콧물을 탁본한다. 주름 잡힌 성대가 비명을 지르며 가래를 뱉는다. 잔털 사이로 오슬오슬 소름이 돋는다. 얼굴이 벌게지며 식은땀이 난다. 모든 구멍에게 계엄령을 내린다. 몸에 불이 붙는다. 기꺼이 백기 들고 마루타가 된다. -이외현 시집 <안심하고 절망하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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