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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황형철[사이도 좋게 딱]

by 정령시인 2020. 2. 20.

 

 

 

 

 

시가 맛깔난다.

제주도방언이 난무한 섬시리즈는 더좋다.

 

시감상)

 

밥 한번 먹자

 

 

 

거짓말은 아니지만

언제 밥 한번 먹자, 밥 한번 먹자

잘 지키지도 않는 공수표를 던지는 건

밥알처럼 찰지게 붙어살고 싶기 때문이지

단출한 밥상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것만으로

어느 틈에 허기가 사라지는 마법을

무엇이라 설명해야 할까

제아무리 공복이라도

뜸 들일 줄 알아야 밥맛이 좋듯

세삼일은 기다려야 할 때가 있어

공연히 너를 기다리는 거야말로

너에게 가는 도중이라는 걸 알지

가지런히 숟가락 놓아주듯

허전한 마음 한구석도

네 옆에 슬쩍 내려두고서는

그랬구나 괜찮아 괜찮아

위로받고 싶기도 하거니와

모락모락 갓 지은 밥처럼

뜨거운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