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1 아라문학(2016가을호)-근작조명(김설희)/정령의 시읽기 근작읽기> 거침없이 숨을 불어 넣어주는 존재 ― 김설희 시인의 근작시 정령 비 그치고 수척하던 지붕이 부풀었다 지하도 언저리에 삼각그늘이 생겼다 그 그늘에 꽃이 피는 날은 일 년에 며칠뿐 박스에 누워도 이끼는 축축하다 알코올 향이 꽃술을 내민다 밤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그들의 눈동자는 어떤 경고음에도 초롱초롱하다 깊이 들지 못하는 잠이 이끼들의 잠이다 잠 밖에서 잠들 궁리를 하는 사람들 물기에서 더 푸르게 번져가는 습관으로 사지에 가늘어진 핏줄을 일으켜 세워야한다 알몸은 다른 알몸을 경계하지 않는 걸까 어깨가 닿지 않아도 후끈하다 (2015. 다시올 가을호) ―「이끼」 「이끼」는 폭 넓게 확장했다가 간결하게 수축하는 상상력 속으로 다양하게 드나들며 고도의 시각적, 후각적 이미지를 열어놓는다. 김설희 시인은.. 2016. 11.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