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2 가을하늘공활한데... 가을이 성큼성큼 걸어온다. 사과가 빨개지거나 말거나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거나 말거나 코스모스가 한들거리거나 말거나 잠자리는 아무데고 둘이서 붙어 다니며 연애질을 하거나 말거나 하늘이 높다랗게 서서 걸어오고 있다. 나는 그저 따뜻한 차 한 잔과 책 한 권만 있으면 족.. 2017. 9. 1. 공친 날/ 정령시집[연꽃홍수]중 27쪽 공친 날 / 정령 졸고 있는 햇살 사이로 그림 하나 휘청거린다. 마른 장작 같은 허리 아래로 손가락 마디가 굵다. 소주병이 대롱대롱 목이 졸려 붕어똥처럼 따라온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급하다는 친구에게 빌려준 도장, 밥이 마르기 전에 붉은 딱지가 온 집안.. 2015. 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