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장애 – 강영우 / “또 다른 기회를 주심에 감사”
갑자기 찾아온 실명
“영우야, 공 간다. 어서 피해.”
“으악!”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하던 영우가 공을 맞고는 쓰러졌어요. 한참을 아프다가 정신을 차리니 눈 앞이 어른어른 잘 보이지 않았지요.
‘조금 지나면 괜찮을 거야.’
영우는 그 날 일을 어머니께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곧 나을 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고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 혼자서 영우네 가족을 먹여 살리는 형편에 병원에 가자는 이야기가 쉽게 나오지 않았지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영우는 앞을 잘 볼 수가 없었어요. 결국 어머니께 사실대로 이야기했어요. 어머니는 영우를 데리고 병원에 갔지요.
“눈의 망막을 다쳤습니다. 이대로 두면 앞을 영영 볼 수 없습니다. 큰 병원으로 가셔서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영우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
영우는 큰 병원에서 몇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어요. 그러나 영우의 눈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어요.
의사 선생님은 어머니를 불렀지요.
“아무래도 영우의 눈을 고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는 서 있기조차 힘들었어요.
어머니는 영우에게 집에 가서 먹을 것을 챙겨오겠다고 하고는 병원을 나섰어요. 그러나 그 길이 영우가 어머니를 만난 마지막이었답니다.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시는 도중 영우가 실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는 결국 쓰러져 돌아가셨던 거예요.
누나는 영우에게 어머니의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얼마 후, 영우가 퇴원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야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됐지요. 영우는 세상이 다 싫어졌어요. 자기가 시각 장애인이 되는 것도, 자기 때문에 어머니가 죽은 것도 영우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지요.
영우의 슬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어머니 대신 영우네 가족을 먹여살리던 누나가 공장에서 일하다 과로로 쓰러져 누나마저 저 세상으로 간 거예요.
이제 영우에게 남은 건 실명을 한 자신과 자신이 돌봐야 하는 두 동생이었답니다.
흩어진 가족, 새로운 기회
영우는 자신이 동생들을 돌볼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자기 자신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결국 영우는 동생들을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다른 곳으로 보내야 했어요. 자신도 장애인들이 다니는 학교에 들어가야 했지요.
“하나님, 이제 하나님을 믿지 못하겠어요.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지요.”
영우는 결국 자살을 시도했어요. 모든 고통을 끝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영우는 죽지 않았어요. 병원에서 깨어 난 영우는 왜 자기가 아직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어요.
‘그래. 나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와 누나가 죽었어. 내가 동생들을 지켜주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그러면서 자기에게 남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요. 장애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자신. 이제 그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내게 모든 것을 하나님이 가져 가셨다면, 이제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지금부터 하나씩 만들고 얻어 나가면 돼.’
영우는 굳은 결심을 하고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지요. 그 새로운 시작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갖겠다는 것이 영우의 마음이었어요.
하나님께 올리는 감사
영우는 열심히 공부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안마를 배울 때 영우는 대학에 갈 공부를 준비했어요. 다행히 주변의 도움으로 영우는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지요.
마침내 대학 입학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대학에선 실명을 한 학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어요.
“시험을 치를 수 없습니다.”
영우는 비참했어요. 새로운 기회를 위해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가슴이 더욱 무너졌지요.
“이건 내가 극복해 나가야 할 일이다. 어쩌면 이것이 내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인지 모른다.”
영우는 여러 사람들을 설득해 나갔어요.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달라고 했지요. 그것이 자신과 같은 사람이 대학을 갈 수 있는 길을 여는 출발이 된다는 것을 영우는 알았어요.
결국 영우는 시험을 보게 되었고 당당히 대학에 들어갔어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제게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빼앗아 가는 대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열어 주심을 감사합니다.”
영우는 진정으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어요. 이제 영우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마음이 열렸어요.
새로운 역사를 쓰다
영우는 나중에 유학 준비를 했어요. 하지만 그것도 어려운 장벽에 부딪쳤지요. 장애인을 외국에 보낼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모든 유학의 길이 닫혀 있었어요. 영우는 예전과 똑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았어요. 그런 규정이 필요 없게 된 세상. 영우는 또 다른 사람들을 설득했고 나라는 그의 마음을 알아 법을 바꾸었지요. 영우는 장애인 최초로 외국 유학을 떠나게 되었어요.
유학을 간 영우는 훗날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의 대학 교수가 되었어요. 강영우 박사.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가장 높은 자리인 미국 백악관 차관보에 오르게 되었지요. 세계인명사전에 오른 한국인. 전세계 장애인들의 희망. 강영우 박사는 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눈으로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때, 나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실명을 했다는 그 고통보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쁨이 더욱 컸습니다.”
강영우 박사는 오히려 시각 장애인이 된 이후, 새로운 역사를 쓴 분입니다.
*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습니다. 태도는 지능이나 그 무엇보다 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 강영우
*강영우(1944~)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실명을 하였다. 그 후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장애인 1호 교육학 박사가 되기까지, 세계장애인위원회 부회장, 백악관 차관보에 이를 때까지 모든 장애인의 희망이 되고 있다.
<나를 둘러보기>
1.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장애인이 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2. 자신이 장애가 있는데 책임질 가족까지 있다면 어떨까요?
3. 나는 장애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4. 강영우 박사가 장애를 새로운 기회로 볼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요?
5. 나는 지금 내 몸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이것만은 기억해 둬요!>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늘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해야겠지요. 그리고 설령 장애를 입게 된다고 해도 그것은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새롭게 얻게 될 테니까요.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해 건강한 사람과 똑같이 구별하지 않고 편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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