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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고경숙[유령이 사랑한 저녁]

by 정령시인 2016. 7. 17.

 

 

하마터면

 

 

휘파람 두 번 불면

 

나온다던 순이가 감감 무소식입니다

 

불안한 내 발장난에

 

개가 짖습니다

 

저 놈의 개가 미쳤나 혼잣말에

 

예서제서 또 개가 짖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안되겠다고

 

동네 어귀를 도망쳐 나오는데

 

이 집 저 집 불을 켭니다

 

또 개들이 짖습니다

 

왕왕 짖습니다

 

온 동네가 엉망진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