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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설태수[그림자를 뜯다]

by 정령시인 2018. 3. 2.

 

 

은밀한 이별

 

 

 

시를 쓰는 지금도

몸은 떠난다.

탁자 의자 음악도 떠나고 있다.

속도 너머 속도로 떠나는 상태.

고성능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다

색깔 냄새 쪽감, 침묵도

항시 떠나는 중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고기 맛.

음절 마디마디에 소묭돌이치는 여운.

파동은 달라도

나란히 바람에 시릴 때가 있어도

지구와 더불어 가는 당신과 나.

자고 있어도 떠나는 우리.

별빛은 밤마다 이슬에 잡힌다.

쉽게 눈치 채지 못하는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