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SBS프로그램<영재 발굴단>에서 문학 영재로 소개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열 네살의 여민이.
지금은 어찌 되었을까?
대한민국에서도 노벨문학상이 나온 올해.
여민이의 시들을 읽었더니 마음이 맑아진다.
시감상)
꽃/
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먼저 본 줄 알았지만
봄을 쫓아가던 길목에서
내가 보아 주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말 건 줄 알았지만
바람과 인사하고 햇살과 인사하며
날마다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가 먼저 웃어 준 줄 알았지만
떨어질 꽃잎도 지켜 내며
나를 향해 더 많이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더 나중에 보아서 미안하다.
친구 사이/
너와 나 사이에 수많은 침묵이 있지만
믿음이 있기에
내가 너의 말을 들어줄 수 있고
너도 나의 말을 기다릴 수 있다
또 용기가 있기에
'미안하다 괜찮다' 말을 전한다
너와 나 사이에 수많은 틈이 있지만
배려가 있기에
내가 너의 곁에 있을 수 있고
너도 나의 곁에서 웃는다
그래서 오늘도 친구 사이다
그리고 내일도 친구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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