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그대와 나 사이에 바람 한 오라기라도 스쳐 지나가야만 눈물의 둑은 터진다. 나는 그것을 저 서해 갯벌의 썰물을 통해서 보았던 일이 있다. 서해. 아, 서해. 주체할 수 없는 파도의 열정과 몸부림 어쩌지 못해 나 휘청거릴 때, 그 많던 파도의 숨결들이 꺼지며 바닷물 잦아들어 빠지고 나니 방조제 안쪽의 출렁대던 물도 서서히 바닥을 보였다. 파도로 쓸고 어르고 껴안고 뒹굴다가 싫증이 났는지 바닷물도 걸어 나가자 갯가에는 알몸의 바다가 누워 있었다. 거기 알몸의 빈 뻘이 드러나자 육지 안의 우물은 종내 바닥을 쳤다. 이 세상 모든 그리움 언젠가는 썰물이 되어 빠지고 마른 바닥으로 눕는다. 그대를 향한 내 기다림도 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가 닿는다. 그곳 작은 풀잎 하나에 바람 스치면, 바람 스친 잎사귀 하나에도 우리는 깊이, 깊이 젖는다. 그것은 그대와 나 사이를 잇는 다리이다. 그대가 내게 쏟는 마중물, 내게 그대에게 퍼붓는 마중물이다. 마종하 시인의 감성! 20대의 섬세함으로 우리에게 스민다. 놀랍다.(김완하)
느낌: 그 자체로도 몸서리가 오돌도돌 처지도록 와 닿는다. 시도 그렇고 김완하님의 감상도 그렇고, 가슴 저미도록 아리도록 그림움이 짙게 절로 타오르게 하는 시다. |
' ∑령의정보담기 > [♡] 공부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 이보영의 영어 학습 10계명!!! (0) | 2007.06.26 |
---|---|
'우리말본'에서 기술한 품사명 에 대하여 (0) | 2007.06.15 |
잠에 관한 얘기 (0) | 2007.06.08 |
[스크랩] 욕심때문에 (0) | 2007.05.12 |
[스크랩] 첫마음 (0) | 2007.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