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개꼬리/ 정령
물을 대고 오신 아버지가 흙을 털고 평상에 등을 기댄다.
갓 깨어난 개구리가 갈라진 손등에 올라 앉는다.
바람 한껏 부풀리다가 까딱, 하자 폴짝 뛰어내린다.
평상 위 막걸리 한 사발이 입을 헤벌리고 있다.
사발 속 김치도 철푸덕 주저앉아 덩달아 곯아떨어진다.
아버지 곤한 숨소리 따라 햇빛도 바람도 더덩실 춤춘다.
개구리가 아버지의 콧등에 다시 앉는다.
아버지가 놀라 일어난다.
이 · 노 · 무 · 개 · 꼬 ·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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