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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의 일상

장애인이 직접 말해야 뗄 수 있다?(-시청 민원접수)

by 정령시인 2014. 5. 15.

안녕하세요?
지적장애와 청각장애 종합 1급 장애인을 둔 엄마입니다.
빠쁜 일정에 사적인 민원일로 문을 두드리게 되어 먼저 사과드립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보니 장애인을 둔 부모로서 대처해야할 준비나 앞날에 대한 고민으로 며칠째 잠을 설치고 분개하다가 민원창구를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부모가 개입해야하는 한계가 어디까지일지도 모르는데 단순한 민원서류 하나 떼는 일로 너무 속상하고 창창한 내아이의 미래가 어두컴컴한 현실에 부모로서 깊은 한만 가득 쌓입니다.
일인즉슨, 장애등록이 된 차량을 정리하느라 딸애의 인감이 필요하대서 송내2동주민센터에 갔습니다.
인감이 필요한 만큼 본인이 등록카드를 직접 가지고 저랑 함께 간 것입니다.
아이가 지적장애와 청각장애이다보니 어린애처럼 필요한 말은 하지만 서류상 필요한 전문용어들은 연습을 해야 발음도 정확하고 말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제가 대신 인감을 떼러 왔는데 없으니 신청하면 금방나오냐고 물었더니 직원은 가능하다며 인감을 받아 정말 금방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차를 정리하는 과정이라 매수인정보를 입력하려는 찰나, 직원이 묻는 겁니다.
"아참! 이분이 직접 말을 안했지요?" 순간 무슨뜻인가 싶어 저는 그냥 단순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물론 장애가 있으니까 어려운 전문용어는 모르니 제가 와서 한거잖아요." 했더니 떼어준 걸 도로 달라는 겁니다. 확인해야할 절차가 있다면서요.
그러면서 장애인에 대한 건은 지침이 엄격하게 바뀌어서 함부로 할 수 없다면서 다른 곳에 전화로 묻는 겁니다.
시청어딘가에선 지침자료 편전 230쪽을 펼쳐 열어보라했는지 법전보다 두꺼운 책을 펼쳐보더니 안나왔다고 하면서 무슨 대화내용이 신간을 보라는 둥 하면서 시간을 끄는 거였습니다.
기다리는 저나 지켜보는 딸애나 입장이 곤란하긴 마찬가지였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뭐가 문제냐고 했더니 제 딸아이가 직접 자기입으로 인감을 떼달라는 말을 안한게 문제라더군요.
정말 머리에 김이나는 것을 참고 제가 그럼 지금 딸아이한테 인감증명서떼러왔어요 하고 연습하면 어찌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직원이 통화중에 묻습니다.
 " 지금 어머님이 당사자에게 인감을 떼러 왓다고 시켜서 하면 될까요? "라고 말입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 있습니까?
그러면서 시청 구청 하물며 행안부에 까지 물어보는 겁니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말입니다.
이런 현실에 부닥쳐보니 우리 행정처리상의 문제가 여실히 보였습니다.
부모인증이 확실하고 같이 동행한 상태에서도 뗄수 없는 서류라면 말을 못하는 벙어리들은 이 험란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요? 또 말을 못하는 지적장애인들은 어디가서 필요한 증명서류를 구비할 수 있나요? 화가나서 막 떠들었더니 법원가서 후견인신청을 받아오라는 겁니다.
내딸아이가 이미 성인이 되었고 미혼이니 그러면 훨씬 쉬워진다고요.
부모가 배아파 난 딸의 후견인이되는 신청을 따로하라고요.
뭐그런 우스운 절차도 있습니까?
참나 지금 그럼 후견인신청을 하고 오라는거냐니까 통화중인데 기다려보라는 겁니다.
그러더니 통화내용이 참 우습습니다.
직원이 말하기를, " 그럼 결국 이런 것은 제 판단으로 해도 되는 거였네요"
 뭡니까? 이게.
정말 장애인을 둔 제가 한스럽고 미치겠습니다.
여기저기 시간허비해가며 통신요금 버려가며 얻은 일처리 방식이란게 자기판단으로 할 수 있는 걸 왜 물어보냐는 거였는데 그 직원은 엄마인 저를 모욕했고 우리 딸아이의 자존심을 뭉개버리는 일을 저지른 겁니다.
살다살다 주민센터에서 이런 일을 다 겪으니 세상살맛이 뚝 떨어지며 그동안 아픈 아이를 들쳐업고 병원을 전전하던 그 지난날 보다 그 날 하루 있었던 그 일이 더 서럽고 힘겨웠습니다.
제 딸아이 앞으로 저보다는 하루 일찍 보내려고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려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한 번 안해봤는데 제가 이런 하소연을 하게 되네요.
제딸아이 앞날 어떻게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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