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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ㅋㅋ라는갑

신씨받이

by 정령시인 2014. 8. 21.

신 씨받이/



건강하니 장수하겠다 돈을 버니 재복이 따르겠다 웃음이 많으니 재수가 좋겠다 말수가 적으니 화가 덜 미치겠다 동쪽으로 가면 길하겠다 서쪽으로 가면 귀인을 만나겠다 이마가 넓적하니 남편운이 트이겠다 고달픈 초년운이 다했으니 말년운이 편하겠다 한강이 마르면 말랐지 돈주머니는 마르지 않겠다. 좋은 점괘야 됐고, 언제가 애서는 날인지 그거나 봐줘. 점집 문지방이 닳도록 들락거렸다. 줄줄이 대추나무에 대추 영글듯이 매달린 아이들이 아홉에 불룩한 배를 내밀고 뒤뚱거리며 다니길 어언 삼년. 달빛에 들숨 날숨 토해내며 두 다리를 벌리고 서서 아기씨를 받는다. 배 다른 아홉 아이들과 배 아파 얻은 막둥이 녀석. 돈을 낙엽처럼 흩날리며 데려온 아이들이 아버지를 빙자해 대를 거스른다.

아기씨는 날아가고 헛된 꿈 복비만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