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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ㅋㅋ라는갑

새가 되는 방법

by 정령시인 2016. 1. 11.

새가 되는 방법 / 정 령



 

백두산 천지 깊은 용암을 뚫고 흐르는 물을 넣은 가마솥에 봉황의 날개죽지 뼈를 넣는다 밤을 낮으로 꿈벅이던 천년 묵은 거북이의 눈알도 넣고 유리왕이 찬양하던 꾀꼬리의 목젖도 떼어 넣는다 마른 하늘에 치던 번개 한 줄기 뽑아 넣고 된서리 맞고 자란 청죽 이파리 죽죽 훑어 넣고 금빛 삼족오의 긴 다리뼈로 젓는다 한라산 백록담에 불던 칼바람 한 숟가락 더 담고 일월오봉도를 넘어오던 바람 봉우리에 걸려 떨어지는 순간 놀란 구름 한 주먹 넣고 승천하던 용머리에 붉은 꽃 필 때까지 장작 말고 까마귀참새비둘기갈매기제비학기러기부엉이올빼미뻐꾸기꿩공작깃털로 달구고 달군다 삼족오의 긴 다리가 휘청거리고 용머리에 꽃대가 보일락말락 할 때쯤 꿀럭꿀럭 날개죽지뼈가 퍼지고 거북이의 눈알이 부푼다 꾀꼬리의 목젖이 닳아 김이 오르고 연한향기가 나면 달 뜬 밤 달빛 등지고 서서 들숨에 한 김 마시고 날숨에 천년묵은 조롱박으로 떠 머리부터 적신다 머리가슴겨드랑이사타구니 말랑해질 때까지 들숨날숨 조롱박이 문드러지고 달빛도 사그라들 때쯤 간질간질 잔털이 나온다 깃털이 삐죽 나오고 부리가 돋는다 푸드덕 세상이 발아래 펼쳐진다 난다 난다 새가 되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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