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오물거리는 입을 봐! 노래지는 콧날. 고개를 젖히고 웃네.
잠자리가 날아와 입을 대도 웃고 이가 빠져도 웃고
가던 길에 옷자락 스친다고 살랑대며 웃고
잘 지냈냐는 철새들의 인사에도 팔랑대며 웃고
가랑비 맞으며 젖어도 살살 몸을 흔들며 웃네.
공원 모롱이 돌아 줄지어 선다.
선선한 대로 말끔한 대로 까무잡잡하다고
까마귀가 형님하면 하는 대로
지나던 개가 오줌을 누면 누는 대로 남이야, 남이야.
꽃잎을 받쳐 들고 한들한들 몸을 움직이며 웃는다.
남보다 먼저 달라고 더, 더, 더, 웃는다.
아침 해처럼 서로들 마주보며 웃는다.
갈 봄 여름 없이 집을 버리고 정처 없이 떠돌다 돌아와 웃는 저 얼굴. 그 속에 작년 겨울 폭삭 말아 먹고 집 나간 아저씨도 몸을 살살 흔들며 웃는다.
자꾸 웃는다.
온 우주에 웃음소리 가득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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