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구멍 뚫린 현수막과
구멍 없는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
바람은 바람의 일을 하고
현수막은 현수막의 일을 하는데
구멍 없는 현수막은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리고
구멍 뚫린 현수막은 체념처럼 달관처럼
바람아 어서 지나가시라 한다
나이 든 느티나무 사이로도
바람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몇 개의 구멍을 더 뚫어야
구멍 뚫린 현수막처럼
앞산을 편히 바라볼 수 있을까
'∑령의시인바람♬ > [♡] 령이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집읽기-홍해리[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0) | 2020.03.10 |
---|---|
책읽기-박두순 엮음[2학년 동시읽기] (0) | 2020.03.09 |
시집읽기-이종수[안녕, 나의 별] (0) | 2020.03.05 |
시집읽기-손창기[빨강 뒤에 오는 파랑] (0) | 2020.03.02 |
책읽기-에울랄리아 카날 글, 로시오 보니야 그림[유령이 노크를 똑!똑!] (0) | 2020.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