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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손창기[빨강 뒤에 오는 파랑]

by 정령시인 2020. 3. 2.

 

 

 

시감상)

전반적으로 흐르는 죽음,

그리고 달관한 그에 대한

사유가 가슴 뭉쿨하다.

 

 

호랑이

 

 

 

주물 끼얹은 듯

불타오르는 단풍들

너희는 죽음에 이르는 고빗사위에

가을 호랑이를 빚어내려는가

 

잘게 썬 빛깔과 짙은 어둠을 우려낸

단풍들이 포효하려는가

익돌근이 만들어 놓은 큰 입처럼

 

발갛게 타는 노을, 불씨 한줌 넣어 반죽하려는가

몸을 옴나위할 수가 없다

널룽널룽 벗어버린 호랑이 가죽이 땅에

군데군데 늘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