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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이가은시조집[가을과 겨울사이]

by 정령시인 2021. 3. 14.






우선,
새론 단어들의 향연에 놀라고
사진을 찍은 것 같은,
혹은 영상을 담은 것 같은
이미지의 표현에 감탄하며
처음부터 사전을 옆에 끼고 읽었다.
단시조의 매력에 흠뻑젖었다.

시조감상)

숫눈길


밤새 몰래 내린 폭설 마중하듯 나선 새벽
하얗게 뉘인 마음 사모조차 버거워도
꿈꾸듯 길 트는 자국
낙관인 양 찍습니다

복사뼈 다 젖도록 다복다복 온기 채워
하고픈 말을 아껴 홀로 붉은 저 까치발
아, 햇귀 그 불그레한 부챗살에 녹습니다

보폭 맞춰 포갠 화두 은밀하게 쟁여가며
애움길 벼랑머리 자분자분 훑어보는
복수초 환한 아침을
설렘으로 맞습니다


꽃멀미


하트 물고 날아든
제비 한쌍 폰 이미지

꽃비가 바큇살에
체인처럼 감기는 날

덧 포갠 우리 마음도
터트릴까 꽃 폭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