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령의정보담기/[♡] 공부하기

골디락스 경제용어의 뜻

by 정령시인 2022. 5. 4.
영국전래동화<골디락스와 곰 세마리>

 

 

황금 머리칼 소녀, 경제를 휩쓸다

골디락스 경제

영국 전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를 통해 경제를 이야기해 보자.

어느 날 엄마 곰이 맛있는 수프를 끓였어요. 그러나 그 수프는 너무 뜨거워서 곰 가족은 수프가 식을 때까지 외출을 하기로 했답니다.

곰 가족들이 나간 사이, 골디락스는 우연히 곰의 오두막을 발견했어요. 골디락스는 세 개의 수프 그릇을 발견하고는 하나씩 차례로 맛보았어요. 하지만 아빠 곰의 수프는 너무 뜨거웠고, 엄마 곰의 수프는 너무 식어 있었지요. 아기 곰의 수프가 적당히 식어 있다는 것을 안 골디락스는 아기 곰의 수프를 몽땅 먹어 버렸어요.

수프를 맛있게 먹은 골디락스는 쉬고 싶어졌어요. 마침 의자도 세 개가 있었지요. 하지만 아빠 곰의 의자는 너무 크고 흔들리지 않아 불편했고, 엄마 곰의 의자는 너무 흔들려 불편했답니다. 아기 곰의 의자가 골디락스는 마음에 쏙 들었어요. 하지만 골디락스가 의자에 앉자마자, 의자는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부서지고 말았답니다.

방으로 가자 세 개의 침대가 있었습니다. 침대를 보자 골디락스는 잠을 자고 싶어졌어요. 이번에도 세 개의 침대 중 아기 곰의 침대가 가장 적당했고, 골디락스는 아기 곰의 침대에서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골디락스가 잠을 자는 사이, 곰 가족은 집으로 돌아와 깜짝 놀랐답니다. 누군가 수프에 손을 댄 거예요. 심지어 아기 곰의 수프는 몽땅 먹어 버렸지요. 게다가 아기 곰의 의자는 부서져 있지 않겠어요. 놀란 곰들이 침대로 가 보니, 골디락스가 쿨쿨 잠을 자고 있었지요.

얼마 뒤 골디락스가 눈을 뜨자, 세 마리의 곰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세상에나! 깜짝 놀란 골디락스는 벌떡 일어나 멀리 도망가 버렸답니다.

이 이야기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오래된 동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곰 세 마리’로 더욱 유명한 이 영국 전래 동화의 원제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로, 1837년에 로버트 서데이(Robert Southey)에 의해 지어졌다. ‘골디락스’라는 제목은 금발머리를 의미한다. 또한 골디락스의 락스(locks)에는 묶은 머리카락이란 뜻이 있다. 이 동화에 등장하는 아빠 곰은 뚱뚱하다. 때문에 그릇이 커서 수프도 늦게 식고, 의자도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 엄마 곰은 적게 먹기 때문에 날씬했다. 그릇이 작으니 수프도 빨리 식어 버렸다. 아마 의자도 가벼운 엄마 곰을 위해 잘 흔들리도록 만든 모양이다. 결국 골디락스를 가장 만족시킨 것은 적당한 것들의 주인공인 아기 곰이다.

그런데 이 꼬마 소녀 골디락스가 미국 금융 시장인 월가(Wall Street)에 화려하게 등장해 골디락스는 경제용어로도 사용하게 됐다. 동화에서 ‘적당한 것()’을 찾는 소녀의 행동에서 모티브를 따 온 이 용어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 상황, 즉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가리킨다. 이 용어는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즈〉가 중국이 2004년 9.5%의 고도성장을 이루면서도 물가상승이 수반되지 않는 것을 일컬어 ‘중국 경제가 골디락스에 진입했다’고 기사화하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에 세계 경제는 이 아름다운 황금 머리칼 소녀에게 푹 빠져 있었다. 국제 경제 전반이 건실하게 성장했고, 저 물가 속에서 소비는 활황을 구가했다. 유동성 붐과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사람들의 희망을 크게 키웠던 그야말로 이례적인 호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8년 들어 금발 소녀는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필두로 해 국내에서도 2,000선을 바라봤던 주식이 폭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더니 기업의 마이너스 성장, 빈부격차의 심화 등 줄줄이 악재가 겹치기 시작했다. 골디락스를 놀라게 한 곰 세 마리가 등장한 것이다. 이때의 곰 세 마리는 각각 고유가, 부동산 버블의 붕괴, 인플레이션을 가리킨다. 좋은 시절일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옛 말을 우리는 곧잘 잊는다. 활황기에는 이 행운이 영원히 갈 것만 같다. 이때다 하고 개인도 기업도 안일하게 대응한다. 기업은 마구잡이로 몸집을 늘리고 개인은 소비를 만끽한다. 위험을 누구보다 잘 판단하는 금융권조차 함께 안일해진다. 그러다 결국 쓰나미처럼 위기가 덮쳐 와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일부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을 놓고 1970년대 오일쇼크를 언급한다.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만큼 경제가 눈에 보일 만큼 나쁜 상태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골디락스가 만들어낸 경제 용어

골디락스 가격 : 골디락스는 판매전략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 일명 골디락스 가격(Goldilocks Price)이다. 이것은 가격 프로모션 기법 중 하나로 가격이 아주 비싼 상품과 싼 상품, 중간 가격의 상품을 함께 진열함으로써 소비자가 중간 가격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는 소비자의 심리상 양쪽 끝에 치우친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평균값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는 경향을 이용한 판매 기법이다. 즉, 가장 비싼 것은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어 보이고 가장 저렴한 것은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것 같이 느끼는 소비자의 인지를 이용한 방법이다. 골디락스 가격전략은 가까운 대형 할인점이나 전자 제품 대리점에서 손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골디락스 디레버리지 : 레버리지(leverage)란 자기 자산을 지렛대 삼아 외부 자금을 차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레버리지가 높다는 말은 부채가 많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골디락스 시대에 특히 많은 기업과 금융권이 이 같은 우를 범한다. 그러나 골디락스 경제의 종말이 다가오면 감당하기 힘든 부채율에 기업의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 골디락스 디레버리지(Goldilocks deleverage)는 골디락스 경제 때 잔뜩 쌓인 이런 부채율을 줄인다는 것으로, 골디락스 디레버리지에 성공하지 못하면 기업은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는 기업과 금융권 및 가정 경제까지 폭넓게 해당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황금 머리칼 소녀, 경제를 휩쓸다 - 골디락스 경제 (시장의 흐름이 보이는 경제 법칙 101, 2011. 2. 28., 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