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문인수
곤충 채집할 때였다.
물잠자리, 길 앞잡이가 길을 내는 것이엇따.
그 길에 취해가면 오리길 안쪽에
내 하나 고개 하나 있다.
고개 아래 뻐꾹뻐꾹 마을이 나온다.
그렇게 어느 날 장가 마을까지 간 적 있다.
장가 마을엔 큰누님이,
날 업어 키운 큰누님 시집살이 하고 있었는데
삶은 강냉이랑 실컷 얻어먹고
집에 와서 으스대며 마구 자랑했다.
전화도 없던 시절,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느그누부야 눈에 눈물 빼러 갔더냐며
어머니한테 몽당빗자루로 맞았다.
다시는 그런 길,
그리움이 내는 길 가보지 못했다.
_시집<홰치는 산>천년의 시작 2004
감상)어느 영화의 나비를 따라가는 카메라의 초점마냥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물잠자리 길 내는 곳을 따라가다.
그리운 큰누님 사는델 가고 한 것이 저릿거리며 떠오르는 듯하다.
누구나 그리운 누님, 혹은 언니 오빠가 있을 것이다.
가난한 시절 동생에게 내어주고 자기는 속으로 눈물바람 하느라
먹지 못했을 누이를 미처 생각 못 하고 배부르게 먹고 온 동생의 자랑에
느그 누부야 눈물빼러 갔더냐 하는 호통에 다시는 누부야 생각을 않고 살았다는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한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나이 또래라면 누구나 겪었던 가난한 시절이야기다.
아득히 아려온다. 눈물이 자꾸 흐른다.
가을이라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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