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머나먼 부산에서
건너건너 시조집이 왔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
가다보니 온통
세상이 다
내게로 다가온다.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시리게
가슴 한 켠이 아려오며
온 우주를 낳느라
애썼을 시인의
노고가 대단하다.
앞으로의 시인의 행보가
빛으로 환하길 빈다.
시감상)
첫눈이라는 아해(兒孩)
허공을 여는 소리 휘파람 느린 소리
숨소리 절반 접어 주머니에 넣어두고
첫눈은 이런 거라지 흩날리는 숨이라지
어디를 건너왔나 중력 없는 발바닥들
엉성한 눈발 속에 지번도 지워지고
엎드려 식은 기다림 안부인 듯 아닌 듯
첫눈에 '첫' 지우고 눈발에 '발'지우고
남은 눈들 담장 너머 오락가락 녹는 기척
머물던 흔적도 없이 서성이다 사라진 너
첫발은 첫눈처럼 눈발은 첫발처럼
고요히 스며들어 설레는 이름자리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 첫사랑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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