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오후였다.
바람은 시원했고,
하늘엔 먹구름이 끼어 회색빛이었지만,
고대하던 비는 오지 앟았다.
거리마다 플라타너스잎은 춤을 추었고,
바람소리마저 노랫가사처럼 귀를 간지럽혔다.
아무도 가지않은 빈 터엔 덩그러니 놓인 벤취마저도 빙그레 웃는 듯 했다.
그렇게 모든 게 완벽하게 좋은 회색빛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꽃잎인줄 알고 잡으려는데 총총총 가다가 벼룩처럼 튀는 벌레를 보고 놀란 일 빼고는 오늘하루는 시간상으로도 적절했고, 잘 구워진 갯장어에 생강편을 얹고 명이나물 장아찌를 얹어 먹을 때처럼 고소하고, 소주에 맥주를 섞어 마시는 쏘맥처럼 말싸한 날이 되었다. 대만족이었다.
그런데 아까 본 벌레를 인터넷에 물어보니 그 벌레가 갈색날개매미충약충이라고 했다. 작은 꽃잎 같은 게 벌레고 그것이 나무를 마르게 한다니 소름 끼치게 싫었다.
하지만 오늘 날씨는 너무 좋았다 .
마치 우연히 들른 옷가게에서 내몸에 꼭 맞는 옷을 한번에 골라 사왔을 때처럼 기쁜 그런 날이 었다.
∑령의정보담기/[♡]일일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