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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의 일상

내가 키우는 작은 식물들

by 정령시인 2025. 1. 15.

나는 식물들을 잘 못 키운다.
하지만 베란다에 나가보니 벌써 20년이 더 되어 새끼를 친 화분도 있다.
그러나 꽃은 아니다.
아니다!
꽃을 피우는 녀석도 있다.
벌써 새끼를 세마리나 쳐서 한 놈은 셋째 언니에게 보냈다.
남은 세녀석들이 봄에 꽃을 안 피우더니
그중 한 녀석이 가을에 못생기게 이상한 자리에서꽃을 피웠다.
그래도 살아있음에 고마웠다.
그리고는 벌써 십여년 전, 일하던 곳에서
퇴근하다 만난 병솔꽃이 있긴하다.
매년 신기하게 병솔같은 꽃을 피웠는데
이녀석도 왠일인지 작년에는 얼굴을 볼수 없었다.
그래서 가지가 너무 치렁한가 싶어 가지를 쳐주었는데 겨울에 새잎을 돋우어 내니 내가 다 불안해 죽을 지경이다.
그러나 그런 곡절많은 베란다에 작은 존재감으로 빛을 발하는 녀석들이 몇 있다.
물을 주다 부러진 놈,
가지치기하다 주워놓은 놈,
선물로 달려와 피들피들 말라가던 놈.
얘들이 나의 관심을 받으니 겨우내
차가운 내심장을 살살 녹이며 다독 거린다.
예쁜 놈들!
그래서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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