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산책을 하러 간 곳이다.
얼마나 추웠는지
호수가 꽝꽝 얼었다.
언니랑 걷는데
압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중에 여자들 무리가 흔들다리가 들썩이도록 걸으며 떠드는 말이,
앞서가는 남녀가
참 어떻게 저리도 사이좋게 같이 다니냐며 부럽다면서 자기남편은 이미 남의 편이 되어 낯짝도 볼 수 없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그러니까 그말을 들은 자그마한 분이,
저건 다 불륜이야 야 둘러 봐 가족단위로 산책 삼아 오는거지. 부부가 이런 데 뭐하러 오냐?
한다.
그랬더니 자기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속을 꽤나 많이 썩었다는 아줌씨가 옆으로 비켜 지나며 한 눈에 보기에도 늙으신 노모를 모시고 지나는 네 가족을 옆으로 비켜주면서,
저봐라 이런 데는 밥 먹고 소화 시킬 겸 가족들이 나들이 와서 건너보는 거잖아. 남녀가 오는 건 백프로 불건전한 사이인거야.
거참,
뒤에서 산책하며 들리는 말들이 우습기도 하고 보는건 다 같구나 하는 마음도 들어서 씁쓸하기도 한 경험이었다.
괜히 가는 귀는 먹어서 땔내미들 얘기는 잘 못 들으 면서 남얘기는 왜이리 잘 들리는지 공연히 귀탓만 하면서 걸었다.
하필이면 이어폰도 없이 걸어서 허튼 말만 들었구나 하면서 목도리를 귀주변으로 빙빙돌려 말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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