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인생 / 정령
점점 외로워진다.
시나브로 혼자가 되어간다.
차츰차츰 떼지어 다니던 때가 그리워진다.
혼자가 되면 맑은 하늘도 어둡게 보인다.
온통 떼지어 다니던 비둘기도 한 마리만 보인다.
놀이터의 그네도 눈덩이만 앉아 바람과 노는 날이었다.
불현듯 가로등이 바뀌며 차들이 시동을 건다.
시야에 들어오는 햇빛도 나만 비추는 날이었다.
처음으로 핸드폰이 울리던 그 시간 그 때의 그 목소리가 나를 기다린다고 하였다.
또 다시 혼자가 되기로 작정해야 하는 날이 될까봐 두근대는 가슴을 억누르며 달려가는 길이었다.
서먹할줄 알았던 그 순간이 예전에 보던 그때의 나날처럼 여전한 표정과 말투와 눈빛으로 마주한 날이었다.
나비는 꽃을 보고 날개를 파닥이며 아낌없는 애정을 퍼부었고, 꽃은 꽃잎을 살랑거리며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꽃은 꽃일 때 아름다웠고 나비는 나비의 날개로 춤을 추며 화답을 멈추지 않았다.
나비의 춤은 꽃잎과 어울려 화려해지고 꽃잎의 추임새는 나비의 춤을 더욱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화려한 날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