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은
2025년 4월 21일. 현지 시각 7시 35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의 성녀 마르타의 집(Casa Santa Marta)에서 사망했다.
그가 남긴 말을
옮 겨 마음에 새겨본다.
🕊 이 세상에 내것은
하나도 없다 /
프란치스코 교황 🕊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나는 오늘, 이 삶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작은 고백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고,
거울 앞에 서며 살아왔습니다.
그 모습이 '나'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잠시 머무는 옷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이 몸을 위해
시간과 돈,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아름다워지기를,
늙지 않기를,
병들지 않기를,
그리고…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죠.
하지만 결국,
몸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살이 찌고, 병들고, 늙고,
기억도 스르르 빠져나가며
조용히 나에게서 멀어집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자식도, 친구도,
심지어 이 몸뚱이조차
잠시 머물렀다 가는
인연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구름처럼 머물다 스치는 인연입니다.
미운 인연도, 고운 인연도
나에게 주어진 삶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품어주십시오.
누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십시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지금 하십시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울면 해결될까요?
짜증내면 나아질까요?
싸우면, 이길까요?
이 세상의 일들은
저마다의 순리로 흐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 안에서
조금의 여백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조금의 양보,
조금의 배려,
조금의 덜 가짐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숨구멍이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세상을 다시 품게 하는 온기가 됩니다.
이제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며,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 삶에 스쳐간 모든 사람들,
모든 인연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나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이 삶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삶에도
그런 조용한 기적이 머물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프란치스코
(1936~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