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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시61

정끝별의[밥]중에서 ​ 정끝별 시인(64년생, 나주)이 '밥'에 관한 시편들을 모아『밥』이라는 제목으로 엮어 2007년에 펴낸 시집에서 몇 편을 골라본다. 밥에 관한 얘기는 곧 생명, 어머니, 우주에 관한 얘기여서 마음에 쉽게 와닿을 뿐더러 시집 밥상에 시들을 골라 올린 정끝별 시인의 안목이 탁월하다. 게다가 각 시에 대한 정끝별 시인의 추임새도 구수하고 풍요롭다. 이 시집은 금동원 화가가 같이 펴냈다. 모든 페이지를 장식한 화가의 그림은 색채가 강렬하면서도 우리네 추억과 정서를 잘 표현한 것 같다. ​ ​ ​ 북관(北關) / 백석 ​ ​ 명태(明太)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北關)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 2020. 6. 10.
최형심/2250년 7월 5일 쇼핑목록외1편 2250년 7월 5일 쇼핑목록 최형심 1. 압축된 고요 한 캔 (알프스의 아침 공기와 2:1로 잘 섞어서 쓸 것) 2. 혈압 높은 부모님을 위한 염분을 쫙 뺀 바닷소리 2장 3. 옷걸이에 걸 수 있는 정오 세 가닥 4. 가을바람 두루마리 한 롤, 빗소리 커튼 두 마, 한 장씩 뽑아 쓸 수 있는 시원한 그늘 스무 장 (.. 2020. 3. 31.
시읽기(문정영/소화처럼) 소화처럼 문정영(시집[꽃들의 이별법]중에서) 흰 꽃이라는 이름의 처녀 무당으로 너는 짧은 생을 살았지 흰나비의 소곤거림이 너를 깨웠다는 기록을 읽은 적이 있지 어떤 빛으로도 나눌 수 없어 흰빛으로 남는다고 했어 붉은 꽃이 되려고 제 심장을 빼냈다고 들었지 사랑은 다른 .. 2020. 3. 13.
시읽기(파스테르나크/행복) 행복 파르테르나크(러시아 Boris Leonidovich Pasternak : 1890~1960) 저녁의 소나기는 씌어졌다. 정원에 의하여. 결론은 이렇다. 행복은 우리들을 만나게 할 것이다. 구름 떼 같은 그런 괴로움에. 틀림없이 폭풍 같은 행복은 악천후를 씻어 버린 여기저기 한길의 얼굴을 맞대고 있는 양지꽃의.. 2020.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