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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4

<리토피아>봄호2014(등단) 내가 등단했는데 자료가 새삼 없어서 보탠다. 연꽃 홍수 몰랐었네. 비가 오면서 시나브로 개울을 덮고 논밭을 쓸고 댓돌을 넘을 때까지 그칠 거야 했었네. 못물이 차올라 있을 때는, 차마 그러리라는 것을. 물살에 휩쓸려 정처 없이 흘러가던 송아지의 애처로운 눈빛을, 가시연꽃 잎 떠다니는 혼탁한 못 속의 연보라빛 봉오리를 보고서야 알았네. 지게 한 짐 지고 건너오시던 아득한 선로 위, 눅진한 홍수 끝에 저리도 넓적한 등판으로 하늘 밑에 연잎 떡하니 벌어져 알았네. 장독 엎어지고 깨어지고 허물어졌어도 대추나무가지에 매달린 솥단지 내걸고 푹 퍼진 수제비 뜰 때, 켜켜이 연이파리 못 속에 앉아있는 걸 보고야 알았네. 흙탕물에 절은 방바닥 물 때 벗기고 푹 꺼진 마루 훔치던 후덥지근한 그 날의 태양, 발그레 붉어진 .. 2022. 4. 28.
제53호2014봄호/시추천 연꽃 홍수 몰랐었네. 비가 오면서 시나브로 개울을 덮고 논밭을 쓸고 댓돌을 넘을 때까지 그칠 거야 했었네. 못물이 차올라 있을 때는, 차마 그러리라는 것을. 물살에 휩쓸려 정처 없이 흘러가던 송아지의 애처로운 눈빛을, 가시연꽃 잎 떠다니는 혼탁한 못 속의 연보라빛 봉오리를 보고.. 2018. 8. 31.
서평/김영덕/생명에 대한 외경, 그리고 능란한 독백의 변주곡-정령의시 종이배외2편 제 5호(2014 가을) 서평/김영덕/생명에 대한 외경, 그리고 능란한 독백의 변주곡 김영덕 생명에 대한 외경, 그리고 능란한 독백의 변주곡 - 정령의 <종이배>와 <연꽃 홍수>, <별사탕 먹는 법> 1 마지막 빙하기 이후 인류가 혈거 생활을 하며 수렵채취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던 시절.. 2015. 10. 21.
종이배/ 정령시집[연꽃홍수]중 22쪽 종이배/정령 노아의 방주가 오랜 세월 종이로 탈바꿈 했겠다. 산을 깎고 아스팔트가 난 길 석조울타리에 나앉은 걸 보았거든. 하늘이 까매지고 통곡하는 소리 격하게 들렸거든. 그럴 때가 있었거든. 온몸에 흐르던 핏줄기가 거꾸로 솟아 멈추지 않고 귓속에 선바람소리만 쌩하니 지나고, .. 2013.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