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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이랑놀기♬/[♡] 꺼리랑

한국인의 성풍속도 ...21

by 정령시인 2010. 3. 18.

슬퍼하는 까닭
 

  옛날에 어느 시골에  사는 한 늙은이가 막내아들을 장가 보내게  되었다. 이윽
고 혼례를 치르게 되는 날 큰 아들네 손자를 보내서 건넛마을에 사는 신부의 어
머니를 모셔오라고 하였다.  젊은 손자는 곧 사돈집에 가서 안사돈을  모시고 오
다가 내를 건너게 되었다.  그때 젊은 손자가, "이 내는 물살이 세어서 위험하니
제가 업어서 건너드리지요." 하고 말하니 여인은 별 생각 없이 아이의 등에 업혔
다. 젊은 손자는 나이가 벌써 스무 살이  가까웠으므로 이미 춘정을 알만한 때였
다. 아직  젊음이 남은 포동포동한 여인을  등에 업고 보니 기분이  삼삼해 내를
건너며 여인을 업은  손으로 여인의 풍만한 엉덩짝을  슬슬 주물러 보기도 하고
일부러 비틀거려 여인이  자기 등에 꼭 매달리게도  하여 지긋한 육덕의 자극을
느껴 보기도 하였다.  여인은 어린놈의 하는 짓이 은근히 괘씸하기도  했지만 어
쩔 수 없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가 사돈집에 이르러서야 총각의 아비에게
크게 노한 말씨로  댁의 아들이 냇물을 건너면서  여차여차 하였으니 어찌 이와
같은 호로 새끼가 있느냐고 하자 총각의 아비가 손을 흔들며, "그만 두시오!" 하
고 말했다. 그러자 여인이  큰 소리로 "왜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총각  아비의
말, "사돈댁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그 생각이  동하여 참을 수가
없군요." 라고 말했다. 이  말에 안사돈은 그만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늙은 주인
을 찾아갔다. "지금 댁의 손자와 개울을 건너올 때 댁의 손자가 여차여차한 짓을
하므로 그 일을 젊은 사돈에게 말하니 젊은 사돈도 또한 여차여차하게 대답합디
다. 어찌 해괴하고  망측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어른께서  톡톡히 꾸짖으
셔서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절대 없도록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자, 늙은 사돈
은 눈물을 머금고 깊이 탄식하며 머리를 숙이고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에 여인
은 이 사돈이 놀랍고 부끄러워 그러려니  하고, "노인께서 그렇게 슬퍼하실 일이
아닙니다. 젊은 아들에게  훈계나 단단히 해 주시라고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그
러자 늙은 사돈이 방바닥을 치면서 탄식하기를, "아니오. 내 그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젊었을 때에 그런  말을 들었더라면 그 욕망이  동하여 견디지
못하였을 것인데 이제 나이 들고 기운이 없어 이렇게 좋은 말을 듣고도 몸이 다
쓴 풀 자루처럼 축 늘어져  일어날 생각조차 않으니 어찌 인간으로서 살아 있다
하겠소?" "뭐라구요?" 안사돈은 너무도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이 쉽게 다물어지지
않았다.

 

 

 한 잔의 오묘한 뜻
 

 옛날에 어느 신혼 부부가 있었는데 어찌나 사이가 좋았던지 신랑이 어디나 갔
다 돌아오면 사람이  있고 없고를 가리지 않고  신부를 골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한 판 해치우므로 아내가 사람이 있을 때에는 몹시 민망하여, "사람이 있거든 한
잔 할까 하고  말씀해 주시면 제가 슬그머니 골방으로 들어가리다.  그러면 사람
들은 모두 술을 마시는  줄로만 알게 아닙니까?" 이리하여 그날부터 둘은 한 잔
마시는 것으로서 약속이 되었다. 그 런던 어느  날 신랑이 밖에 나갔다가 돌아왔
는데 마침 장인이 와 있었다.  장인 앞에서 아내를 보고, "한 잔 하는 것이 어떻
겠소?" 하자 아내가 곧 신랑을 다라  골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부부가 돌아왔
는데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있으므로 괘씸하게 생각한 장인은 집에 돌아가서
아내에게, "괘씸한 것들, 딸이란 남만도 못하니 이제부터는 아주 발길을  하지 마
오." 하고 화를 내어 말하니  아내가 이상히 여겨 "대체 무슨 까닭이세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장인이 또  말했다. "내가 술을 좋아하는 줄은 딸년도 다 알면서
술을 골방에 담아  놓고서 저들끼리만 골방에 들어가서  퍼 마시고 나오니 그런
도리도 있단 말이오?  이제부터 임자도 그년의 집에 발걸음을  딱 끊으시오." 아
내는 이 말을 듣고 영감이 없는 틈을 타서  살그러미 딸의 집에 가서 딸을 보고,
"너희 아버님이 노발대발하시더라."  하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딸이  "왜요?" 하
고 물었다. 그 말에 친정 어머니의 말이  "일전에 너희 아버님이 오셨을 때 너희
끼리만 골방에 들어가서 술을 마시고  나왔다더니 그게 정말이냐?" 하고 물었다.
그 말에 딸의 대답 왈, "그건 아버님이 오해하신 거에요. 그 일은 본래 여차여차
해서 그리된 것이지  실지로는 술이라곤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어요.  술이 있었
으면 어찌 아버님께 올리지 않을 리가 있겠어요? 어머님께서 돌아가셔서 아버님
께 잘 말씀드려 노여움을 풀어 드리세요."  하고 말하므로 어머니는 집에 돌아가
영감에게, "오늘 딸네 집에  갔더니...." "뭐야? 딸년의 집에 갔었다고? " "그렇게
화만 내시지  말고 제 말좀 들어보세요.  이 일이 여차여차 해서  그리된 것이지
실상은 술이 없답니다."  그제서야 영감은 노여움을 풀고서 "그  일이 그런 줄은
내 미처 몰랐군. 그 방법이 심히 묘하니 나도 한 잔 마셔야겠네." 하여 곧 한 잔
의 의식을 치른 후에 노파가 말하기를 "한 잔 더 하리이까?"  하니 영감이  수염
을 쓸며 이렇게 말했다. "늙은이는 한 잔으로도 크게 취하는군."

 

 

 한기를 쫓고 땀을 내는 신묘한 약
 

옛날에 어느  시골에 우둔한 선비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  선비의 집안은
매우 넉넉했으며 그의 아버지 생원은 소문난  호색한이었다. 생원의 집에는 나이
열 일곱 살인 한 어린  계집종이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방에서만 자랐으므로 처
녀와 다를  바 없었고 게다가 절  세의 미녀였다. 생우너은 그녀를  마음에 두고
한 번 범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주위에는 잠시도 좌우에 사람이 없는 법이 없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생원은 하나의 계책을 세우고  이웃의 절친한
의원인 박씨를 찾아갔다. "내가 꼭 병을 앓는  것처럼 할 터이니 자네는 나를 진
맥하고 이러이러한 말을 하게. 그러면 좋은 수가 생기네." 의원은 생원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고  그런 며칠 후, 생원은  갑자기 크게 아픈 시늉을  하고 자리에
누워 있었다. 가인들이 아들에게  생원의 병환을 알리자 아들에 크게 놀라, 아버
지를 뵈러 가자 "온 몸이 아프고 한기가  드니 몹시 괴롭구나." 하고 말할 수 없
이 엄살을 떨었다. 아들은  몹시 걱정하여 당장 박의원을 청하여 진맥케 하였다.
"며칠 전에 뵈었을 때만  해도 건강했는데 어찌 이렇게 갑자기 환후가 위독해진
거요? 노인의 맥도가  이 지경이니 제 우견으로는 지을  만한 약이 없으니 다른
명의를 청하는 것이 옳을 것 같소." 박의원의   이 말에 아들은 말할 수 없이 당
황하여 박의원의 손을  잡고 간청하였다. "다른 의원이  어찌 박의원님만 같으며
또 의원님은 아버님의 기품이나 맥도를  익히 알고 계신데 어찌 좋은 방법을 가
르쳐 주시지 않고 물러가려고 하십니까? " 그러자 의원은 한동안 깊이 생각하는
시늉을 하더니, "백약이 가합한  것이 없으나 딱 한가지 방법은 있소. 하지만 얻
기에 곤란하고 또 잘못 쓰면 해가 되니  답답하오. " 하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아들은 간절히 말했다. "의원님 비록 어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
도 소자가 있는 힘을 다해 얻겠으니 소상히 일러주십시오." 아들의 이 말에 의원
은 다시 한참 망설이는 척 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버님의 병환은 오로지 한기가
가슴과 배에 맺혀 있기 때문이오. 그러니 사내를  경험하지 않은 열 여서 일곱의
숫처녀를 얻어 병풍으로 바람을 막고  가슴팍을 서로 대고 누워 땀을 내게 되면
쾌유할 것이오.  하지만 그런 처녀는  상놈의 딸이라면 이미  사내를 겪었는지를
알 길이 없고 여염집 규수는  아무리 한때의 약으로 그러한다고 해도 즐겨 응낙
을 하지 않을 게  아니오? 이것이 말하자면 난제라는 것이오. "  이때 마침 생원
의 부인이 마루에서 그들의 말을 듣고는 급히 아들을 불러 말했다. "지금 의원의
말을 들었는데 그 약을 얻는 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하고 반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 "내 방의 계집종은 얼릴 적부터 내 이불 속에서 자라 지금껏 문 밖 구경
을 못했으니 이는 곧  양반집 규수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느니라.  게다가 그 애
의 나이가 지금  열일곱이니 안성맞춤이 아니야? 달리 약을  구할 수 없다면 그
애를 약으로 쓰는게 좋지 않겠느냐?" "과연 그렇습니다. 어너님의 말씀대로 그렇
게 해 보지요."   아들은 기뻐서 의원의 말과 어머니의  말을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했다. "세상에 어찌 그런 약물이 있겠느냐?  하지만 의원의 얘기니 한 번 시험
해 본다고 해서 무슨  해가 있겠느냐?" 생원은 기쁨을 속으로 감추고 점잖게 아
들의 말에 동의했다. 그날 밤, 방안을 병풍으로 거듭 가리고 어린 계집종에게 치
마와 저고리를 벗게 하여  생원의 이불 속으로 들였다. 그 때  아들은 마당을 서
성거렸고 부인은 문밖에서 서서 생원이 땀을 내는  것을 살피고 있었다. 얼마 후
생원이 어린 계집종과  운우의 극에 이르자 부인은  방안의 사정을 대강 짐작케
되었다. "이게 무슨 놈의  땀을 내는 약인가? 그렇게 해서 땀을  내는 거라면 나
와는 왜 땀을  못낸단 말인가?" 부인이 이렇게  중얼거리자 아들이 다가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어머님은 어찌 그리  어리석은 말씀을 하십니까? 어머님이 어찌
처녀란 말씀입니까?" 라고 말하니 그의 어머니도 할말을 못하고 입을 다물어 버
리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