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가두고 세겹 잠금장치를 해두어도
연기처럼 세어나와 태풍이 되고 벼락이 되고
하는 말의 씨앗이 발아하는 과정을 낱낱이 새겨두었다.
동시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홀로남으신 아버지에대한 애틋한 심정을 가감없이 잘 드러낸 첫 시집, 잘 지었다.
시감상>
가족사진
어머니는 우리도 가족사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머니의 말은 귀 속으로 들어가 귀 밖으로 흘러나갔다.
어머니가 누워계실 때에야 가족사진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사진 한 편이 사라졌다.
같이 찍을 가족이 사라졌다.
여느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가족사진이 없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 모여 앉아 가족의 이름으로
거실 벽 하나를 차지할 가족사진이 없다.
가족사진에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이 없다.
우리 가족은 가족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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