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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박하리[말이 퍼올리는 말]

by 정령시인 2017. 8. 25.

 

 

 

말을 가두고 세겹 잠금장치를 해두어도

연기처럼 세어나와 태풍이 되고 벼락이 되고

하는 말의 씨앗이 발아하는 과정을 낱낱이 새겨두었다.

동시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홀로남으신 아버지에대한 애틋한 심정을 가감없이 잘 드러낸 첫 시집, 잘 지었다.

 

 

시감상>

 

가족사진

 

 

어머니는 우리도 가족사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머니의 말은 귀 속으로 들어가 귀 밖으로 흘러나갔다.

어머니가 누워계실 때에야 가족사진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사진 한 편이 사라졌다.

같이 찍을 가족이 사라졌다.

 

여느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가족사진이 없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 모여 앉아 가족의 이름으로

거실 벽 하나를 차지할 가족사진이 없다.

가족사진에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이 없다.

 

우리 가족은 가족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