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별다른 형식이 필요없다.
그저 받아들일 용기만 있으면 된다.
그저 생의 스토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진솔하게 드러내는 방식이라면,
누구라도 쿵쿵 진자운동을 하게 될 것이다.
시감상>
자화상
어이, 똥방위!
세상은 나를 그렇게 불렀다
아버지가 안 계신 덕에
사지 멀쩡한 나는, 방위병이 되었다
세상은, 내 심연까지 쫓아와 마구 똥칠을 해댔지만
끝내 나는 울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도시락을 흔들어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는
신통력의 방위였으므로,
젓가락을 두드려 적의 무선통신을 마비시키는
전설의 방위였으므로......
오래 핀다는 남도의 백일홍도 석 달이면 끝장이 났지만
푸른 개구리복의 나는
6개월 동안이나 꽃방위로 피어났다
대위 위에 방위 있고
방위 위에 꽃방위 있다고
어떤 이는 내게
부러움의 꽃가지 후드득 던졌지만
그래도 나는부선망독자
하늘 아래 아버지가 없는 고독한 아들
신의 아들도 꽃의 아들도 아닌
죽은 아비 그리운 쓸쓸한 사네
아아, 아픈 똥방위!
슬픈, 꽃방위!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 이 시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가 읽어주어
더욱세간의 입소문을 타게했던 시이다.
그리고 첫사랑을 경험한 이라면 진자운동을 한다는
저부분을 지극히 공감하며 필사까지 하는 것이다.
시는 이렇게 가벼우면서도 읽는이의 가슴을 파고 들면
되는것이다. 괜히 어려운 단어들로 혹은 비꼬아 헷갈리며
어지럽히는 시어로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나도 이렇게 사랑의 힘이 가득한 시집을
진솔하게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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