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듯
어려운 듯
하지만 존경스러운 시의 말들
어휘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시집이다.
밑줄 그으며 읽다.
시감상>
그리운 습격
파편처럼 흩어지네, 사람들
한여름 처마 밑에 고드름으로 박히네. 뚝뚝,
머리카락 끝에서 별이 떨어지네.
흰 비둘기 신호탄처럼 날아오르면
지상엔 금세 팬 웅덩이 몇 개 징검다리를 만드네.
철모도 없이, 사내 하나 용감하게 뛰어가네.
대책 없는 시가전 속엔 총알도 원두막도 그리운 적(敵)도 없네.
마음 골라 디딜 부드러운 폐허뿐이네.
빵 냄새를 길어올리던 저녁이
불빛 아래 무장해제되네. 사람들,
거기 일렬의 문장처럼 서서 처형되네.
교과서 깊이 접어둔 계집애 하나 반듯하게 피었다
지면 사랑아, 모든 첫사랑은
아름다운 패배였을까.
나는 홀로 건너가는 잔병(殘兵)처럼 남아,
빵집 앞 사거리 침묵이 침묵을 호명하는 낮은 소리 듣네.
어둠이 빵을 굽고 그리움 외등처럼 부푸네.
소나기의 습격을, 누구도 피할 수 없네.
소감>앞으로 비오는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며 이 시는 자주 읊조리게 될 것이다. 소나기의 습격을, 누구도 피할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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