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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서주영[나를 디자인하다]

by 정령시인 2017. 10. 8.

 

 

긴 추석연휴를 막 시작할 문간 옆,

우편함에서 만났다.

외로움이 짙게 깔린 문장들로

시어들의 아름다운 날개짓을 보고있노라니

행복하기까지 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어조의 행간들이

사유의 바다를 유영하게 한다.

 

 

♥시집을 읽고 감사 문자

- 안녕하세요? 정령입니다 ~ 긴 추석연휴를 막 시작할 무렵, 문간 옆 우편함에서 서주영선생님의 시집[나를 디자인하다]를 만났습니다.

외로움이 짙게 깔린 문장들로 시어들의 아름다운 날개짓을 보고있노라니 행복하기까지 했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어조의 행간들이 사유의 바다를 유영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시의 행간을 따라가느라 긴 추석연휴가 들판을걷는 듯이, 인도 바라나시의 골목을 휘젓듯이, 섬의 테두리를 허정허정 꽤 따라다닌 듯 합니다. 그런 행복에 젖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두고두고 깊이 감상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앞으로의 문운도 빛나기를 희망합니다~ 맑은가을아침에 정령드림

♥답문= 감사합니다 누군가 제 시를 읽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일진대 이렇게 격려와 찬사까지 보내시는 그 마음에 가을 햇살 같은 정령 시인의 마음을 읽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과 문운이 함께하는 날들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ㅡ서주영 드림

 

 

시감상>

 

산 속의 헌책방

 

 

꼬불꼬불 찾아간 숲 속 한가운데엔

책이 사람을 기다리는 새한서점*이 있다

 

퀴퀴한 냄새를 다정하개 움켜쥔 산골 헌책방,

이곳엔 이 빠지고 머리 벗겨진 채

십 년간 책방을 지켜온 사내가 있다

 

박쥐며 산새들이 진열된 책 위에 알을 품으면

그 밑의 책은 주문이 들어와도 품절이다

책꽂이 여기저기 집짓는 새들

이 숲은 거대한 한 권의 책이다

 

제비꽃 진달래 할미꽃 애기똥풀은 서문이고

본문은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산딸나무 팥배나무가 차지했다

 

행간 사이로 새들의 노래가 날고

오솔길은 퇴고를 기다리는 문장이다

 

수없이 읽고 간 흔적들

각주도 없이 읽어나가는 숲

 

출간된 지 오래된 이 책은

고라니 노루가 제일 좋은 단골이다

 

봄이면 신간을 선보이는

이 숲의 저자는 아직도 집필 중이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 있는 숲 속의 헌책방. 책 많은 인터넷서점으로 알려진 곳.

=== 각주의 현명한 주소를 보고, 너무 고향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 보고또보고 하면서 꼭 가보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