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를 막 시작할 문간 옆,
우편함에서 만났다.
외로움이 짙게 깔린 문장들로
시어들의 아름다운 날개짓을 보고있노라니
행복하기까지 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어조의 행간들이
사유의 바다를 유영하게 한다.
♥시집을 읽고 감사 문자
- 안녕하세요? 정령입니다 ~ 긴 추석연휴를 막 시작할 무렵, 문간 옆 우편함에서 서주영선생님의 시집[나를 디자인하다]를 만났습니다.
외로움이 짙게 깔린 문장들로 시어들의 아름다운 날개짓을 보고있노라니 행복하기까지 했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어조의 행간들이 사유의 바다를 유영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시의 행간을 따라가느라 긴 추석연휴가 들판을걷는 듯이, 인도 바라나시의 골목을 휘젓듯이, 섬의 테두리를 허정허정 꽤 따라다닌 듯 합니다. 그런 행복에 젖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두고두고 깊이 감상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앞으로의 문운도 빛나기를 희망합니다~ 맑은가을아침에 정령드림
♥답문= 감사합니다 누군가 제 시를 읽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일진대 이렇게 격려와 찬사까지 보내시는 그 마음에 가을 햇살 같은 정령 시인의 마음을 읽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과 문운이 함께하는 날들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ㅡ서주영 드림
시감상>
산 속의 헌책방
꼬불꼬불 찾아간 숲 속 한가운데엔
책이 사람을 기다리는 새한서점*이 있다
퀴퀴한 냄새를 다정하개 움켜쥔 산골 헌책방,
이곳엔 이 빠지고 머리 벗겨진 채
십 년간 책방을 지켜온 사내가 있다
박쥐며 산새들이 진열된 책 위에 알을 품으면
그 밑의 책은 주문이 들어와도 품절이다
책꽂이 여기저기 집짓는 새들
이 숲은 거대한 한 권의 책이다
제비꽃 진달래 할미꽃 애기똥풀은 서문이고
본문은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산딸나무 팥배나무가 차지했다
행간 사이로 새들의 노래가 날고
오솔길은 퇴고를 기다리는 문장이다
수없이 읽고 간 흔적들
각주도 없이 읽어나가는 숲
출간된 지 오래된 이 책은
고라니 노루가 제일 좋은 단골이다
봄이면 신간을 선보이는
이 숲의 저자는 아직도 집필 중이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 있는 숲 속의 헌책방. 책 많은 인터넷서점으로 알려진 곳.
=== 각주의 현명한 주소를 보고, 너무 고향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 보고또보고 하면서 꼭 가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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