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시론 詩論
바람이 다리를 달아주었어요, 골목을 돌아나가는 검정비닐을보며 종종거리는 준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구나
아가별이 울고 있어요, 엄마별은 어디 있을까요, 빌딩사이 뜬 개밥바라기를 보며 두 눈을 글썽거리는 준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밤하늘을 보여주는구나
늑대가 나타났어요, 도와 주세요, 불쑥불쑥 어둠을 내려놓는 동물 병원 앞에서 손나팔을 만들어 부는 준아, 너는 짐승처럼 살아있는 어둠을 보여주는구나
엄마는 계단끝에서 나타나는 거에요, 자, 보세요,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전철역 계단을 오르는 준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긴 계단을 보여주는구나
다섯 살배기 네 말들이 내가 읽은 올해의 가장 좋은 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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