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놓고 지내던 무미건조한 나날
나름 애를 써보지만 하나도 눈에 안들어온다.
그러던 시월에 제목도 예쁜 첫나들이가
내게 왔다.
반가웠는데 아직 고맙단 말도 못했다.
시감상)
빈터
아파트 숲에 빈터 하나 있다 그 빈터에는 속까지 멍들어 나뒹구는 돌멩이들 햇빛이 닦아놓은 반짝이는 사금파리들 송이송이 빛등잔인 들꽃들. 붕붕거리며 꿀물 담는 꿀벌들, 푹푹 발 빠지는 풀 웅덩이 있다
그곳에는 내 기억 속을 떠다니는 구절초 명아주 엉겅퀴 무당벌레 애매미 잠자리 ...... 그 이름도 가물가물한 나 어릴 적 들판 함께 나뒹굴며 놀던 것들이 여기까지 따라와 나보란 듯 살고 있다
콘트리트 속에 갇혀 있는 나를 하루가 멀다 하고 불러내고 심심해도 불러내고 슬퍼도 불러낸다 답답한 숨 쉬고 사는 나를 저 먼 고향 들판으로 열어놓는 곳,
아파트 숲 빈터 하나
내 마음 풍덩 빠져 사는 웅덩이 하나
'∑령의시인바람♬ > [♡] 령이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집읽기-이성필[한밤의 넌픽션 ] (0) | 2018.11.19 |
---|---|
시집읽기-김용택[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0) | 2018.11.18 |
시집읽기-김상욱엮음[그림으로 만나는 우리동시] (0) | 2018.11.12 |
책읽기-마이아브라미[안녕,세계의 친구들] (0) | 2018.11.09 |
책읽기-뱅상퀴벨리에[못말리는 아빠와 까칠한 아들] (0) | 2018.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