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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윤홍조[첫나들이]

by 정령시인 2018. 11. 18.

 

 

 

 

시를 놓고 지내던 무미건조한 나날

나름 애를 써보지만 하나도 눈에 안들어온다.

그러던 시월에 제목도 예쁜 첫나들이가

내게 왔다.

반가웠는데 아직 고맙단 말도 못했다.

 

시감상)

 

빈터

 

 

아파트 숲에 빈터 하나 있다 그 빈터에는 속까지 멍들어 나뒹구는 돌멩이들 햇빛이 닦아놓은 반짝이는 사금파리들 송이송이 빛등잔인 들꽃들. 붕붕거리며 꿀물 담는 꿀벌들, 푹푹 발 빠지는 풀 웅덩이 있다

 

그곳에는 내 기억 속을 떠다니는 구절초 명아주 엉겅퀴 무당벌레 애매미 잠자리 ...... 그 이름도 가물가물한 나 어릴 적 들판 함께 나뒹굴며 놀던 것들이 여기까지 따라와 나보란 듯 살고 있다

 

콘트리트 속에 갇혀 있는 나를 하루가 멀다 하고 불러내고 심심해도 불러내고 슬퍼도 불러낸다 답답한 숨 쉬고 사는 나를 저 먼 고향 들판으로 열어놓는 곳,

 

아파트 숲 빈터 하나

내 마음 풍덩 빠져 사는 웅덩이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