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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박정규[내 고향 남해 ]

by 정령시인 2019. 6. 9.

 

 

 

위)사진, 왼쪽에서 우중화시인, 나, 세번 째가 박정규시인,그리고 정미소 시인이다.

예스런 언어들이 있어서 새로웠다.

출판기념회도 다녀오고 꼬막도 얻어오고 했다.

 

 

시감상)

 

마늘

 

 

아내의 산통 같은 노동에 흙먼지 툴툴 털고

백의의 국적으로 맛깔스레 식단에 올랐구나.

아하, 겨우내 동토의 자궁에서 병아리처럼 깨어난

낱알들의 일심동체가 무궁화를 닮았구나.

처녀처럼 탱글탱글 알싸하고 매콤한 속

짭짤하고 매운 찐득찐득한 꽃숭어리 자라났구나.

캬하, 네 진한 사랑에 눈물 찔끔

버물림으로 맛을 삭이는 양념이라는 네 영혼들

낱낱의 사랑이 완벽한 입술로 돈올하다.

덕장에 얼리는 명태처럼 온몸을 나눠삭여

종을 이어가는 촛불 같은 족속의 삷빛들.

기특하다. 사랑이란 눈물 나게 베푸는 거라고.

어쩌면 흙의 거웃 같은 뿌리서 함께 자란 나는

사랑 한 번 나누지 못한 덜떨어진 종.

쓰러져가는 초가 단칸일지라도 알싸한 배추김치

맛나게 담가 고봉밥에 사랑 한 술 떠보지 않을라나.

톡, 톡 쏘는 네 앙칼스러움마저 토종의 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