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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ㅋㅋ라는갑

동심, 덜덜거리는

by 정령시인 2020. 3. 17.

 

동심, 덜덜거리는 / 정 령

 



덜덜거리는 머릿속 상상이 빚어지는 사이, 위잉 돌아가는 연필심을 타고 춤을 추며 종이나라 임금이 나온다. 왕관을 쓰고 망토를 두르고 보석이 박힌 지팡이를 들고 서서 궁정도열식을 한다. 저벅저벅 한 치 어긋남이 없이 행진을 하다가 멈춘 거기, 왕자가 거지가 되고 성냥팔이소녀가 얼어죽고 고양이가 장화를 신고 사람흉내를 낸다. 왕자들의 어깻죽지에는 날개가 돋아 날아다니고, 공주가 성에 갇히고,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잠을 자고,엄지 만해지고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황금알을 슝슝 낳은 거위의 배를 가르고 사람들이 달라붙으면, 종이나라 임금이 왕좌에 앉아 수염을 만진다. 공주가 웃음을 잃고 신발을 잃고 난장이에 설거지를 한다. 뾰로롱 재투성이가 되고 피오나가 되는 왕국, 종이나라 임금이 위잉 연필심을 타고 춤을 추며 돌아다니면, 재잘거리는 아이의 눈 속에 반짝이는 별빛이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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