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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책

시집읽기-김명이[사랑에 대하여는 쓰지 않겠다]

by 정령시인 2020. 11. 15.


시인의 눈으로
시인의 마음으로
시인의 집을 보아야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나 곱씹어 읽어보면 단어가 크게 보이며
고심하는 시인도 보인다.
시인의 마음을 따라가 보면 어렴풋이 알게된다.
세심하고 조심스러우며
식물에게 조차 갖는 측은지심을.

시감상)

빈 화분


매일 바라보고 살폈다
꽃잎 하나 펼칠 때마다
당신을 힘껏 빨아들였다

꽃은 냉정한 웃음과
뜨거운 울음의 온도가 달라
당신은 꽃씨를 걱정했다

그 다정한 냉정
수분 팩 유효기간이 지났고
폰과 달력의 요일이 달랐다

온도를 기억하는 손이 시려워
새로운 영양제를 투여하지만
이파리마저 병들게 했다

가늠할 수 없어
비우고 숨구멍에 흘리는 물줄기
비로소 아득하게 꽃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