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주작가님의 해설 속에서,
정현종님의 [막막함의 시학]에서 옮긴 글이 눈에 띄었다. ㅡ 교과서적 지식은 시를 읽거나 쓰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나 시인에 대한 분류는 악덕이니 그러한 분류에 따라 자기의 편견을 만들지 마라. 사물을 내 눈으로 보는 게 중요하니 그러기 위한 안목을 키워야 한다. 말속에 피가 흐르는 시, 말의 살이 만져지고 꿈틀거리는 시, 말들이 서로 메아리로 울리는 시, 말들이 숨을 쉬고 있는 시, 그러한 시를 만나면 사랑할 일이다.ㅡ
이 말은 시를 쓰는 누구라도 들어야할 말 같다.
그러면서 이 시집은 이남철답다고 하였다.
시감상)
면접
사방이 들여다보이는 쇼윈도우에
전시된 마네킹이 된다.
투명 유리에 적어 놓은 이력의 질의응답
집중해서 요지를 이해하려 애쓴다
간단명료한 응수 타전하기를 몇 마디
슬그머니 실눈 뜨고 반응을 살펴본다
팽팽한 긴장 속 무표정에 경직된다
째깍
째깍
흐르는 초침에 이어지는 심문에
식은땀이 등에 흐르고
한 꺼풀 한 꺼풀 마음의 옷을 벗긴다
벌거숭이가 되어간다
지루한 최후의 일언
연락드리겠습니다
알몸이 되어 문을 박차고 나오는 나신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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