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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읽기-김정원 [아득한 집]

by 정령시인 2021. 5. 13.


온전히 시인의 온화하고
따뜻한 심성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고향의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시집을 만났다.

시감상)

어머니 13


한 할머니가 두 보따리 안고 한길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초조하게 왔다 갔다 두 시간째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이 할머니에게 성함이 뭐냐고, 어디사냐고 여쭤보았다 할머니는 자신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딸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슬리퍼 신은 할머니의 차림새를 보고 근처 주민으로 추측하고 사진을 찍어서 동네에 수소문하여 아는 이웃을 어렵게 찾았다

사연을 파악한 경찰은 부산 서구에 있는 모든 산부인과에 일일이 전화했고 오후 2시에 발견한 치매 할머니를 저녁 8시에 딸에게 모셔드렸더니

할머니는 딸을 만나자마자 주섬주섬 보따리들 풀어서 벌써 다 식어버린 미역국과 흰밥과 나물 반찬을 차리며 출산 한 딸을 구슬렸다

어여 무라, 어여 무라......

느낌) 치매 걸린 울엄마같아서
마음이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