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륜이 묻어나는 시편의 집 한 채
동동거리며 돌아다니며 보았다.
지적사유와 시적 혜안이 오롯이 담긴
풍자와 해학을 시에서도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거기에다 인문교양까지 얹은 시라니!
감탄하며 감상했다.
ㅡ 양태의 시인이 축적해온 지적 호기심과 인간과 삶, 세상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를 표현하려는 노력은 지금 다섯 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인 창작정신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ㅡ 이규식의 시해설 중에서
시감상)
중앙선
중앙선을 타고 싶다
앞서 간 발자국들 좇아,
무기이기를 거부한 쇠붙이가 등뼈로 엎드려
휘청휘청 고희를 넘긴 386.6km의 철길을
짱짱한 삼천리로 착각하며
노 저어 가는 뱃길이라 오인하며
역마다 꽃 소식 날리며 따르릉거리는 빨간 자전거
환상의 페달 밟아대던 집배원 아저씨의
건강한 장단지를 떠올리며
쇠다리 건너가는 한 조각 뜬구름 같다는 생각
덜커덩덜커덩 헛발 디뎌 흩날리며
나도 한번
중앙선을 타야겠다
경주야 영천아 안동아 영주야
초등학교 동무들 불러내면
고 계집애 고 머슴애 그 맛 참
슬픔도 희한하게 화한 박하사탕이겠네
제천, 원주, 양평, 청량리
고향 같은 이름들 바깥마당에
봄들 먼저 나와 손 까불지 않을지라도
얄따란 손바닥의 남북을 관통하며
오래된 기억처럼 흐릿해지는 운명선
내 호주머니 속의 허전함
고스라니 남겨 돌아오는, 가로등 불빛에 멍멈
개 짖는 소리 눈먼, 귀가일지라도
Tip)
이 시는 내가 살던 고향 단양에 갈 때,
타던 기차가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이어서 그랬는지,
더 정감이 가면서 와닿았다.
나는 미처 써보려고 시도도 하지않아서 본 이유이기도해서 반성도 되었다.
그리고 불길은 시를 쓰는 시인이라면 더욱 공감할 일이어서 시에 대한 창작의 불길을 지피는 것 같아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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