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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꽃물들여주고싶어

by 정령시인 2021. 11. 10.


꽃물 들여주고 싶어 / 정령

 

 

공기놀이그림자놀이자치기비석치기딱지치기구슬치기목자오징어가이생십자가이생깡통차기고무줄놀이술래잡기말타기실뜨기종이인형놀이수술싸움에호디기불고, 할머니할아버지사돈에팔촌까지달리고뒹굴고넘어지고. 학교에가면학용품아껴쓰기공책앞뒤장줄쳐쓰기덜그럭거리는누런밴또에찰찰흔들어먹는보리혼식꼬질꼬질한손톱누르스름한이닦기수업시간개울에가멱감는일이다반사. 하지만네작은손톱에봉숭아물을들여주고싶어. 하나쯤내가해본걸알려주고싶거든. 이다음에너도나처럼다른누구에게가르쳐줄수있을거야. 손톱끝에꽃물이들면네맘에도내맘에도예쁜꽃들이가득가득피게될거야.

 

 

 

 

 

 

 

 

 

 

 

꽃물을 들였다.
늘 내 딸들을 귀엽게 예쁘게 봐주시던
시인 천선자 선생님께서 2년전에 주신것을 냉동해 두었다가 냉동한지가 꽤 되고하여 버리려다가 열어보고는 , 곱게 빻아 여러개의 봉투에 나누어 소중하게 담아주신것에 감탄하며 아이들과 둘러앉아 열 손가락 열발가락에 물을 들였다.
그리고는 전화도 미안해서 못드리고 톡으로 먼저 이소식을 전했다.

톡내용)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령입니다
새삼어젯밤 울두딸과 선생님께서 챙겨주신 봉숭아물을 냉동에서 꺼내어 해동한후 이렇게 물들이고는, 고맙고 감격해서 감히 전화부터 못드리고 조심스럽게 톡으로 먼저 감사함을 전합니다
우리 셋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광경을 보셨어야 했는데요~ 큰애는 이런 아날로그 봉숭아 물들이기는 또 없을거라고 남은걸 또냉동실에 두었습니다.
은은하고 과하지않게 잘 들었습니다.
항상 받기만했는데
이 서늘한 가을아침,
선생님 맘이 하도 고맙고감사하여 조용히
이마음전해봅니다.
늘 선생님 건강을 빌고 딸들과 언제고 인사드릴게요.
즐거운 나날되세요.
정령드림